기억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잠들기 전에 당신의 오늘 하루 일과를 기억해 보자.
아침에 먹은 것, 입었던 옷, 했던 일, 만났던 사람, 저녁밥...기억해내려고 하지 않더라도, 매우 선명하게 자신의 하루를 기억해낼 때가 있다.
우리는 '이것을 기억해 두자'라고 굳이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의외로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와 같은 전철을 타고, 어제와 같은 곳에 있는 회사에 가고, 같은 자리에 앉아, 어제에 이은 업무를 하고, 어제 나에게 한턱 낸 사람에게 오늘은 자신이 한턱 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럼, 기억하려고 해도 기억해 내지 못하고, 점점 잊어버리게 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될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기억할 수 없게 된 사람
실제로, 기억하려고 해도 점점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기억 장애를 가진 A 씨는 갓 20세가 된 남성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과 서로 알게 되어도 금방 상대방을 잊어버리고 만다. 이름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이름만이 아니라 상대방과 만났던 적이 있는지 없는 지도 잊어버리는 것이다.
A씨는 식사를 하더라도, 조금 지나면 그 자체를 잊어비리고 말았다. 규칙적인 훈련에 참가하고 있어 항상 처음에 식사는 하셨습니까? 라고 물으면 A씨는 잠시 당황하며 생각한 뒤, 입안에 귤 맛이 남아 있으니, 아마 식사는 한 것 같네요라고 대답한다.
A씨는 운동연습 중의 사고로 머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기억장애를 갖게 된 것인데, 머리에 상처를 입으면 누구나 이렇게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머리의 상처에 의해 뇌 안의 기억에 관계된 어느 부분이 손상되어 버렸을 때, 이와 같은 증상이 일어 나는 것이다.
'나'는 '나의 기억' 이다
만일 당신이 A씨처럼,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점점 잊어버리게 된다고 상상해 보자. 만났던 사람, 지나간 길, 했던 일을 그때마다 잊어버린다면, 모든 것이 처음 투성이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와 같은 삶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게 되고, 불안에 떨게 될 것이 틀림없다.
우리 인간은 당연한 것이지만,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 이라는 것을 자삭하면 살아가고 있다. 그 '자신'에 대한 자각은 자신의 지금까지 기억에서 생기는 것이다.
물론, 신체라는 확실한 것이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증해주고는 있다. 그렇다 해도, 자신이 자신이라는 사실의 일관성은, 어제의 자신과 오늘의 자신은 같은 자신이라는 실감에 의해 성립한다.
이를 지지해주는 것이, 우리들 개인의 기억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기억이란, '자신'이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억의 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
다시 A 의 이이기를 하자면 그는 점점 잊어비린다고는 하지만 잊지 않고 확실히 기억하는 것도 많았다.
자신의 이름, 자신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 가족에 관한 일, 자신이 고교시절까지 무엇을 했는지와 같은 자신과 관련된 일이나, 식사할 때는 젓가락을 사용하고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손을 씻는 따위의 일상 속 기본적인 활동이다. 물론, 우리말도 잊지 않고 잘 사용하고 있다.
그럼 A씨가 점점 잊어버린다는 것이 무엇이냐면, 머리에 상처를 입은 이후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이다. 상처를 입은 이후의일들을 기억할 수 없고, 점점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기억장의 증상을 '전향건망이라고 하고 이와 반대로 머리에 상처를 입기 전의 일을 모두 잊어버렸다면, 이 경우엔 '역향건망'이 된다.
기억의 작동이라는 것은, 뇌의 부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뇌의 어떤 부위가 기억의 어떤 작동과 관계되어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보통 무엇인가의 이유로 뇌에 손상을 입업던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