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
요즘 아이들은 비디오 게임을 매우 좋아한다.
휴일이 되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비디오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도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그만 하라는 소릴 들어도, 부모님 말씀을 따르기는 커녕 점점 더 빠져드는 아이도 있다.
비디오 게임을 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서 칭찬 받을 일도 없고, 뭔가 보상이 따르는 것도 아닌데도, 아이들은 스스로 원해서 게임을 한다.
이와 같이, 칭찬받거나 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스스로 원해서 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내발적 동기부여라고 한다.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은 비디오 게임이라는 것에, 내발적으로 동기가 부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에게 보상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비디오 게임을 한다는 그 자체이거나, 재미있게 놀았다는 만족감일 것이다.
이에 반해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받거나 보상을 받고 싶어 하는 활동이 있다면 그것은 외발적으로 동기부여된 활동 외발적 동기부여라 할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은 좋아하지만, 공부은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아이는 부모로부터 '공부 좀 해라' 라는 말을 듣는 것만으론 좀처럼 공부하질 않는다. 이에 난처해진 부모는 '매일 공부 열심히 하면, 다음에 새로운 게임을 사 줄게' 라고 말을 한다.
이렇게 되면, 이 아이는 공부를 할 수도 있다. 다만 이 때의 아이는 새로운 게임을 얻을 수 있는 외발적 동기를 토대로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외발적 동기부여는 외부로부터 우리를 어떤 활동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보상이 주어지니까 한다, 하지 않으면 벌을 받으니까 한다와 같은 것이다.
물론, 그것이 외발적 동기 부여라 해도, 하지 않는 것보단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외발적 동기부여를 토대로 한 행동은 대부분의 경우 그때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상으로 새로운 게임을 받으면, 다음번에도 상을 준비하지 않을 경우, 아이는 다시 공부에서 멀어질 것이다.
이와 반대로 내발적 동기부여의 경우에는, 비디오 게임에 빠진 아이와 같이, 그 활동에 열중하는 자체가 보상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언제까지고 높은 동기부여의 지지로, 그 활동은 계속 유지되는 것이다.
하고 있는 동안 재미있어진다
아이가 가사를 도와 주어서 간식을 준다. 아이의 시험성적이 좋아서 칭찬해 준다.
위와 같이 어떤 활동에 대해 보상을 주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리고 보상을 주는 것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니다.
처음엔 간식을 먹을 수 있어서 (외발적 동기부여) 어머니를 도와주던 아이가, 도움 그 자체에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부모님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공부하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공부 그 자체에 재미를 느끼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앞의 외발적 동기부여에 근거한 행동은, 대부분 그때뿐이라고 말했는데 예외도 있다.
처음엔 보상을 목적으로 한 외발적 동기였다 해도, 그 활동을 하는 동안에, 활동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기능적 자율' 이라 부른다. 처음에는 외발적이었던 활동이 내발적인 것으로 변화한 예이다.
보상이 의욕을 잃게 하는 경우
동기부여에 있어서 보상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 아이의 활동에 대해 보상을 줌으로써, 역으로 아이가 지닌 본래의 의욕 (내발적 동기부여) 을 박탈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과 레퍼라는 심리학자가 했던 유명한 실험을 간단히 소개한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유치원생 아이를 많이 모집한다. 이 아이들은 유치원의 자유놀이 시간에 그림 그리기를 많이 하는 아이들이다. 내발적으로 동기가 부여되며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 아이들을 A 와 B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실시한다.
A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그림을 그리면 상을 주겠습니다 라는 말을 사전에 얘기한다.
B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다. 그런 뒤, 두 그룹의 아이들에게 실험실에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
실험이 끝난 후, A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예고한 대로 그림을 그린 장수에 맞춰 상을 주었다.
B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지만, A 그룹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의 장수에 맞춰 상을 주었다.
1 주일 뒤, 유치원의 자유놀이 시간에 이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얼마나 그림을 그리는지를 관찰하였다. 그 결과 B 그룹의 아이들은 실험 전보다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되었다. 이에 반해 A 그룹의 아이들은 실험 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수가 줄었던 것이다.
요컨대, B 그룹의 아이들은 그림 그리기에 대한 내발적 동기부여가 높아진데 반해, A 그룹에서는 반대로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 수가 있을까?
실험 당시, 어느 그룹이나 그림을 그린 데 대한 보상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즉 보상을 어떤 형식으로 주었느냐가 키포인트가 된다.
A 그룹의 아이들은 사전에 그림을 그리면 상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상태에서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상을 받으려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결과, 내발적 동기부여가 사라졌던 것이다.
이에 반해 B 그룹에서는 상에 대한 예고가 없었다. 따라서 자신이 그렸던 그림에 대해 돌연 예상하지 못했던 상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예고 없는 상은 B 그룹의 아이들에게 내 그림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기분을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내발적 동기부여가 한층 높아졌다고 할 수 잇다.
이 실험은 주어진 보상이 같더라도 부여 방식에 따라서는 내발적 동기부여가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