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나 기러기 등의 새끼가 태어나고 처음 보는 움직이는 물체를 뒤쫓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 현상을 각인이라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 오리 새끼가 태어나고 최초로 눈에 들어온 움직이는 물체는, 대부분, 틀림없이 어미 오리입니다. 제대로 어미 오리를 쫓아 걷거나 헤엄치므로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
그런데 처음부터 알을 어미로부터 격리시키고, 새끼가 태어나자마자 사람을 보게 하면 어떻게 될까? 새끼는 어미 오리대신 최초로 본 그 사람을 늘 어딜 가더라도 뒤쫓게 된다.
그 뿐 아니라 오리 새끼가 어미로 성장하면 사람에게 구애행동을 한다고 한다.
구애행동 중 하나로 '급이' 라고 해서 상대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행위가 있다. 이 연구로 유명한 로렌츠라는 비교행동학자의 재미 있는 이야기 하나. 로렌츠에게 각인된 회색기러기의 새끼는 어미가 된 뒤 로렌츠에게 급이행동을 하지만, 물어온 지렁이나 곤충 따위를 로렌츠의 귓구멍으로 밀어 넣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각인이라는 현상은 막 태어난 후 친자관계의 경험이, 그 후의 대인(대조)관계나 그 종의 적응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가르쳐 준다.
인간의 경우 회색기러기의 각인정도는 아니지만, 어릴적의 모자관계가 그 후의 대인관계에 여러가지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여러분 주변에 패턴화된 대인관계만을 반복하는 사람이 있진 않는가?
좋아하는 이성을 독점욕으로 구속하다가 결국 매번 차이는 사람, 능력없고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들만 사귀게 되는 여성, 혹은 자신이 다른 사람한테 차이기 쉽다고 생각해 버리고, 특정의 사람과 깊이 관계하지 않으려는 사람 등.
이처럼 패턴화된 대인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해, 심리학에서는 유소년기의 모자관계로 다양하게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