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사람의 어디가 좋은 걸까? 어째서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와 같이 누구나 한번은 좋아하는 상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지 않은가?
상대에게 호의를 가지는 요인이나 조건은 외모, 기분일치효과, 근접성, 단순접촉효과, 유사성, 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런데 연애감정이 되면, 보다 더 다른 느낌이 붙는데 상대에게 호의 뿐 아니라, 생리적인 환기 -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거나 혈압이 오르는 등의 흥분상태 - 와 같은 감정적인 요소가 부가된다.
그럼 특정 상대가 선택되는 결정적인 수는 무엇일까? 이 비밀을 푸는 흥미로운 실험이 있는데 닷튼과 아론의 '흔들다리 실험'이라 불리는 매우 유명한 실험이다.
당신과 있으면 왠지 두근두근거린다
닷튼과 아론의 '흔들다리 실험' 이란 막 흔들다리를 건너온 남성에게 면접을 하는것인데 흔들다리는 캐나다의 카비라노 계곡에 있는 것으로, 높이는 최대 70미터, 길이 135미터, 사람이 건너면 흔들거리는 스릴 넘치는 다리이다. 바로 이 다리를 건너온 남성에게 미인 실험자가 면접을 하는 것이다.
면접 종료 후, 미인 실험자가 남성에게 전화번호를 적은 메모를 건네주고, 실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전화주세요 라고 말한다. 그러면 남성이 실험자가 되어 면접하는 것보다 4-5배 이상 많은 전화가 걸려온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교를 위해 안전하고 튼튼한 다리를 사용하여 똑같은 실험을 해 보면, 상대방이 미인실험자라도 전화를 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스릴 넘치는 흔들다리를 건너왔을 때에는 신체가 생리적 환기 상태에 있게 되는데 그곳에 미인이 나타나 면접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주 간단히, 남성은 자신은 이 여성에 대해 이렇게 설레이고 있다 라고 잘못된 이유를 갖다 붙이고 마는 것이다. 이것을 ' 귀인오류(attribution error)' 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흥분상태를 사실은 흔들다리 탓인데도 불구하고, 되려 그 여성 탓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남성에게 미인실험자에 대한 호의가 발생했다 하더라고, 그것은 그 사람이기 때문에 생긴 호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건너온 다리의 산기슭에 다른 미인이 있더라도, 남성들은 가슴이 설레였을 것이다. '이 사람이 아니라면'이라는 결정적인 요인이나 필연성 따위는 거의 없으며 흥분상태에 있을 때 마침 근처에 있다는 단지 그것만으로 연애감정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누구든 상관없다 라는 셈이 아닌가?
그러나 이처럼 연애감정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다는 말이 아니다. 가령 한 실험에서 남학생에게 달리기를 시키고 그 직후 여학생의 자기소개 비디오를 보여주어, 그 여학생의 호의도를 평가하였는데 굳이 흔들다리를 건너지 않더라도, 달리기만으로 심장은 두근거리게 되고 이는 흔들다리를 건넜을 때와 같은 흥분상태이다.
2분간의 달리기 (흥분도가 높은) 후에, 예쁘게 치장한 어여쁜 여학생의 비디오를 본 경우와, 대충 치장한 그다지 예쁘지 않은 여학생의 자기소개를 본 경우에서는, 어여쁜 여학생에 대한 호의도는 상당히 높았는데 예쁘지 않은 여학생의 경우는 기대 이하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15초의 달리기 조건 (흥분도가 낮은)에서는 2분간의 달리기 때보다 어여쁜 여학생에 대한 호의도는 약간 떨어지고, 예쁘지 않은 여학생에 대한 호의도는 2분때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 요컨데 흥분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연애감정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어느 정도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흥분도가 높을 때에는 아름다운 사람에 대한 호의도는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호의도가 떨어지는 것을 알수 있다. 귀인오류에도 한계가 있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일단 연애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면, 이 사람 아닌 다른 사람은 생각할 수도 없어. 라는 필연성은 실제로는 앞으로 이유를 갖다 붙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렇게 마음이 맞는 두사람은 없다. 같이 있으면 이렇게 즐거우니, 이거야 말로 찰떡 궁합이야...이렇게 연애감정을 보강해 나가는 것으로 연애가 고조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도 지금까지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무엇인가의 생리적 환기를 귀인오류 해버리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이후,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귀인오류는 그 상태로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는 일아나고 있는 일이므로,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단 하나뿐인 절대적인 연애상대, 운명의 연애상대 따위 있을 리 만무하므로, 선택하는 범위에서 되도록 최선의 상대와 좋은 관계를 엮어 나갈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좋은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