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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감각은 변화해 간다

by jackpro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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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목욕탕에 들어가면, 처음에는 뜨거운 느낌이 든다. 서서히 뜨거워지고, 곧 딱 좋은 느낌이 들게 된다. 

 

또는 손목시계를 찼을 때, 처음에는 손목 주변에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느낌이 들지만, 잠시 후에는 손목시계의 착용감은 사라지게 된다. 

 

이와 같은 감각의 변화 현상을 감각의 '순응' 이라고 한다. 즉 '자극에 감각이 익숙해 진 것'을 말한다. 

 

감각의 순응은 우리의 오감 전체에 생기는 것으로 우리 주변의 가까운 곳에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영화관 같은 아주 어두운 곳으로 갑자기 들어서면 처음엔 주변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데도 갈피를 못 잡을 정도이다. 하지만 잠시 후에는 조금씩 주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이를 '암순응' 이라고 한다. 어두움에 눈이 적응하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줄곧 어두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밝은 곳으로 나왔을 때, 눈이 매우 부신 것을 느낀다. 하지만 금세 눈부심은 사라지고, 평소처럼 보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명순응' 이라 한다. 

 

암순응과 명순응은 정반대의 현상처럼 보이지만, 크게 다른 점은 2가지 이다. 

 

하나는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볼 때와 밝은 곳에서 사물을 볼 때와는 눈안에 기능하는 세포가 다르다는 점이다. 

 

암순응의 경우엔, 어둠에 완전히 순응했다고 할 수 있는 상태에서도 밝은 곳처럼 볼 수는 없다. 세밀한 부분이나 색을 확실히 구분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빛이 없는 곳에서 기능하는 시각세포가 시력이 낮고 색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밝은 곳에서 기능하는 시각세포는 시력이 좋고 색도 구분할 수 있다. 

 

암순응과 명순의 차이 중 두 번째는 암순응은 느리고 명순응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우리 인간은 밝은 곳에서 생활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며 우리의 눈은 밝은 곳에서 사물을 보는 것이 용이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명순응 쪽이 훨씬 빠르다 할 수 있다. 

 

 

온도의 착각

 

에어컨의 온도설정 패널을 보면, 문득 의문이 생기지 않는가? 

 

한겨울에 섭씨 18도 정도의 온도설정을 하면 상당히 덥다는 느낌이 드는데도, 한여름에 똑같이 18도로 설정하면 제법 추운 느낌이 든다. 같은 사람이 같은 온도를 느끼는 데도 말이다. 

 

이것도 사실, 감각의 순응에 따라 일어나는 현상이다. 

 

겨울에는 누구나 낮은 기온에 신체가 순응한다. 한겨울 평균기온이 서울에서 섭씨 10도 정도라면, 이 온도에 적응이 된다. 그러면 섭씨 18도 정도가 되면 상당히 따뜻하게 느껴질 것이다. 

 

반대로 한여름 평균기온이 약 섭씨 30도로 이 온도에 신체가 적응이 되면, 같은 18도라는 온도로 해도 제법 시원하게 느껴질 것이다. 

 

 

사람은 어떤 냄새에도 익숙해진다?

 

감각의 순응은 오감의 거의 모든 것에서 일어난다. 시각이든 청각이든 촉각이든, 똑같은 자극에 줄곧 노출이 되면, 금세 그 자극을 느끼기 어렵게 된다. 

 

다만 어느 감각에나 똑같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순응이 일어나기 쉬운 것과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 있다. 순응이 일어나기 쉬운 것 중 대표는 후각이다. 

 

체취나 자신의 집에서 나는 냄새에 대해, 스스로는 알아차리기 힘들다고 하는 것도 후각이 순응하기 쉽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도 페로몬이 있다?

처음 맡아본 냄새를 정확히 말로 표현하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갓난아기가 자기 어머니를 식별할 때, 어머니의 향취를 단서로 잡는 것, 동시에 어머니도 자신이 낳았을 당시의 갓난아기를 냄새로 식별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모녀나 자매, 친구 사이 등 같이 살고 있는 여성 사이에서 월경 시기가 겹치는 것도, 냄새 (소위 페로몬) 의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어쩐지 냄새라는 것은 상당히 원초적이랄까, 우리의 깊은 곳에 뿌리내린 감각에 작용하는 것 같다. 

 

곤충이나 동물만큼은 아니지만, 인간도 페로몬을 생성하고 있고, 의식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그에 반응하고 있다고 한다. 

 

페로몬 향수 와 같은 괴이한 물건이 남성을 유혹하는 효과각 있다고 해서 잘 팔리는 것도 냄새가 우리의 본능적인 부분에 작용하는 점을 이용하려고 한것이다. 

 

 

왜 순응은 필요한가

왜 감각은 어떤 자극에 익숙해지는 것일까? 

 

안경을 썼을 때의 착용감이 언제까지고 지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상당히 답답하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언제까지고 에어컨의 희미한 소리가 계속 들리거나, 귀걸이의 무게를 끊임없이 느끼거나, 우리의 몸에 주어진 모든 자극을 계속해서 느낄 수 밖에 없다면 답답함을 초월해 기분이 엉망이 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위험을 감지하기 이해서도 순응은 필요하다. 

집안에 가스가 새는 일이 발생한다면 가스 냄새를 재빨리 알아채야 한다. 그때, 집안에 떠도는 방의 냄새나 음식 냄새 등이 강하게 느껴진다면, 가스가 샌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늦어져 위험한 상황을 야기 할 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일의 생활 속에서 필요한 자극을 확실히 감지해야만 하며, 다른 자극은 무시하고 하나의 자극에만 집중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끊임없이 주어지는 자극에 대해 감각의 순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다만, 한가지 기본적으로 순응이 일어나지 않는 감각이 있다. 바로 통각이다. 통각은 우리의 신체나 생명이 위험에 노출된 것을 알려주는 신로로 기능한다. 

 

가령, 두통, 화상 등의 통증은 시간이 흘러도 적응되기는 커녕, 점점 더 그 아픔의 감각에 민감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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